한남동 맛집 발굴단 후기
한남동 맛집 발굴은 홈스피탈에 진료받으러 오신 셰프님들과 오너분들의 레스토랑을 답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연찮게 음식들이 매번 다 맛있어서 한남동 맛집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생겼고, 이참에 본격적인 발굴을 통해 지역 탐방도 하고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지역사회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23년 11월 21일 시작된 본 프로젝트는 2025년 6월 7일까지 홈스피탈 반경 900미터 이내의 모든 먹거리에다 거리 불문하고 의미 있는 맛집 몇 곳을 포함하여 총 755곳을 발굴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식당 100여 곳이면 될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식당의 기준이 모호해서 기준을 맛집에서 먹거리로 바꾸면서 발굴 숫자가 많이 늘어났고, 폐업과 개업이 계속되면서 발굴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해 반년이면 될 줄 알았던 프로젝트가 2년이나 걸리게 되었습니다. 식당과 레스토랑 범주에 브런치 카페와 디저트 카페를 포함한 음료 업소와 바와 주점을 포함한 주류 업소까지 포함해 먹거리를 제공하는 모든 곳으로 발굴 대상을 확대하였습니다. 다만 사회 통념상 일반적인 먹거리 업소로 보기 어려운 경우나 단독 대관 방식이어서 가격이 지나치게 고가인 곳이거나 예약이 너무 어려워서 발굴 기회를 끝내 잡지 못한 총 십여 곳만 이번 발굴에서 배제하였습니다.
발굴은 95% 이상 혼밥 혼술로 진행되었고 그걸 끝내 불허하는 업소는 부득이 지인과 동행하였습니다. 혼자인 것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발굴의 측면에서는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단 한 번의 방문으로 한 두 개의 음식만 먹어보고 그 집을 평가하는 것이 어불성설이겠지만, 제한된 세팅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뽑아내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으로 매 발굴에 참여했습니다. 물론 음식의 맛과 영양과 건강도가 핵심이지만 업소에 들어가기 전 줄을 서는 지부터 손님 응대, 자리가 찬 정도, 손님들이 주로 먹는 메뉴, 손님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만족도, 업장의 위생과 인테리어, 직원의 서비스 수준, 전체적인 분위기, 문제 해결의 능숙도, 친절도, 유연성, 전문성 등 업소가 갖추어야 할 제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백종원 님과 안성재 님의 촉과 육감을 대여 장착하고 발굴에 참여했고, 시간이 지나도 당시의 비장한 상황을 떠올리기 좋게 사진 외에 동영상을 꼭 함께 찍었으며 그래도 애매하면 재방문하였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정보들은 그때 그때 제 블로그에 올렸는데, 한줄평이라는 이름으로 최대한 간단히 기술하였습니다. 해당 업소의 음식을 분석하기 보다는 음식에서 느낀 감동과 감흥을 비롯해서 전체적인 느낌을 기술하고자 했고 그 분량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발굴 취지 자체도 비평 보다는 홍보이고 저 자신이 음식 전문가가 아니기에 음식이나 업소를 전문가처럼 냉철하게 분석할 능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없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홈스피탈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하고 진지하게 관찰해서 최소한 스스로에게만큼은 자신할 수 있는 총평을 적으려고 나름 노력했습니다. 가급적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려 노력했지만 너무 아니다라고 생각되는 점은 솔직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도 문제점 개선을 통해 더 잘 되시라는 차원이었지 악성 리뷰를 통해 감정적으로 비판하고자 함은 아니었음을 밝히고 혹시라도 언짢으셨던 업소 관계자분들이 계셨다면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합니다. 아울러 본 발굴은 외부로부터 어떠한 대가나 보상을 받은 바 없고 오히려 그런 정보들로 넘쳐나는 온라인 간접 광고의 폐해에 분연히 맞서고자 독자적인 기획으로 진행되었음을 밝힙니다.
발굴 내용들이 블로그에 어느 정도 쌓이면서 엑셀파일로 정리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정보를 어디까지 모을까를 두고 몇 번의 변심이 생겨 수백 건의 기존 글들을 여러 차례 수정하느라 고생하기도 했는데, 결국 한줄평 같은 저만의 독창적인 정보 위주로 하고 업소 접근을 위한 최소한의 필수 정보만을 더해 최대한 단순화하기로 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특히 간접 광고 목적의 상업적 리뷰나 인공지능이 지원하는 방식처럼 틀에 박힌 형식은 아니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저만의 독창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포맷을 고안하고자 했습니다. 다만 홈스피탈 주최 홈스피탈 주관 한남동맛집발굴단 프로젝트이고, 환자나 의료진이 홈스피탈에서 진료 보고 뭐 먹으러 갈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만큼 단순히 맛만이 아니라 영양과 건강의 관점에서 음식을 바라보려고 노력했고 모든 판단에 홈스피탈의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발굴을 진행한 지난 2년동안 에피소드도 참 많았습니다. 미식을 즐기는 발굴 과정이 대부분 행복했지만 힘든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루 빨리 새로운 업소를 발굴해야 했기에 맛있게 먹었던 집을 다시 방문할 수 없었고, 못 먹거나 좋아하지 않는 메뉴를 지인까지 동원해 찾아가서까지 먹어야 하는 고충도 있었습니다. 혼밥 혼술할 때 눈치 보이는 점은 일찌감치 적응은 되었는데, 그래도 업소 영업에는 미안한 게 사실이라서 배가 불러도 가급적 2인분 이상을 먹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내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발굴에 도움이 되기에 끝까지 그렇게 하였습니다. 어느 날엔 하루에 총 9군데의 업소를 발굴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식사였으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카페와 바는 음료 위주여서 그게 가능했습니다. 위스키 바를 몇 곳 돌다가 술에 취한 적도 있었고, 성적취향과 관련된 업소에서 퇴짜를 맞기도 했으며, 남모르게 발굴은 다 해놓고도 민망해서 못 올린 건도 있었습니다. 발굴 속도를 올리려고 닥치는 대로 발굴했던 때도 있었고, 발굴과 함께 체중이 불면서 1일 1식으로 선회해서 저녁식사만 근사하게 먹으며 발굴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발굴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게 점심과 저녁 시간이므로 특히 점심에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남산타워 발굴 때에는 저녁에 운영 안 하는 업소가 있어서 1시간 못되는 점심시간에 택시 타고 국립극장 버스정류장 가서 남산순환버스 타고 남산타워 올라가서 부랴부랴 식사하고 시간이 없어 케이블카 타고 내려와서 다시 택시 타고 병원에 온 적도 있어 밥 값보다 운송비가 몇 배 이상 더 든 적도 있었습니다. 예약이 너무 어려운 업소가 총 세 곳이 있었는데 그 중 한곳이 갑자기 빈자리가 생겨 잠시 휴진하고 택시 타고 가서 먹고 온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남은 두 곳은 끝내 예약을 잡지 못했지만, 그만큼 발굴에 진심이었습니다.
발굴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어렵게 발굴한 내용들을 보다 이롭게 활용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게 되었고, 그 일환으로 백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줄평에서 조금 더 나아가 홈스피탈이 인정한 맛집에 별을 드리고 한남동 맛집 10선과 홈스피탈 주변 맛집 10선까지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백서를 비매품으로 출판해서 환자분들께 개원 5주년 기념품으로 나눠드리는 문제와 백서의 내용으로부터 파생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일입니다. 출판 문제는 실제 견적을 받아본 결과 수 천만 원의 비용이 예상되어 현재 소규모 셀프 출판으로 계획을 수정한 상태입니다. 파생 정보의 생산 문제는 국가별, 음식별 맛집 랭킹을 시작으로 블로그에서 현재 진행 중이고 신장개업 업소 추가 발굴과 기존 업소 재발굴 및 백서 업데이트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발굴이 종료된 지금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태원 맛집까지 발굴하고 싶었지만 이태원역 너머와 경리단길까지 발굴을 확장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전수조사를 하는 거라서 처음에는 홈스피탈 반경 700미터로 제한했었는데 그것도 점차 늘어나 900미터가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원이 될 수는 없었지만 한강과 보광동 재개발 등으로 어느 정도 원형으로 발굴이 가능하였고 부득이 원형이 아닌 발굴 업소가 발생하게 되면 연속성 유지를 위해 중간에 있는 업소를 발굴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가령 미식 업소가 많아 장충동 인근의 특급호텔들을 발굴했기에 가는 길에 있는 동국대나 국립극장까지 발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제 한남동 맛집 발굴단에 이은 한남동 지역 개발 프로젝트 2탄으로 ‘앙드레 한남’이라는 이름의 패션 발굴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한남동을 방문하는 이유의 양대 축인 맛집과 패션 중에서 후자를 리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옷 사는 걸 너무나도 귀찮아 해서 맛집 발굴보다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홈스피탈과 한남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3년 계획으로 앙드레 한남의 긴 여정을 떠나보려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6월 25일
홈스피탈 원장 홈스피탈리스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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